어반자카파 박용인 버터맥주 징역 1년 구형, 해리포터까지 소환된 재판 전말

2022년 대한민국 주류 시장은 이른바 ‘버터맥주’라 불리는 제품의 등장으로 들썩였습니다. 세련된 캔 디자인과 유명 아티스트 박용인의 기획이라는 후광은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전국적인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편의점 주류의 새로운 장을 여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4년이 지난 2026년 4월 29일, 이 화려한 성공 신화는 서울동부지방법원 항소심 공판장에서 검찰의 ‘징역 1년 구형’이라는 차가운 현실로 치환되었습니다.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던 어반자카파의 박용인 씨는, 여전히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법과 마케팅 사이의 위태로운 줄타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 사건의 발단과 1심 판결 관련 보도

1. ‘붕어빵’ 비유와 식품표시광고법의 엄중한 잣대

이번 사건의 본질적 쟁점은 식품의 명칭이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메시지’에 있습니다. 박용인 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고래밥에 고래가 없고 붕어빵에 붕어가 없듯이, 버터맥주 역시 버터의 풍미를 강조하기 위한 수사적 표현일 뿐”이라는 논리를 고수했습니다. 이는 마케팅에서 흔히 사용되는 ‘관용적 표현’의 자유를 주장한 것입니다. 커피에서 과일 향이 난다고 해서 과일을 넣었다고 생각하지 않듯, 맥주에서 버터 향이 난다고 해서 버터 함유를 기대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것이 박 씨 측의 핵심 방어 기제였습니다.

하지만 사법부와 검찰의 판단은 단호했습니다. 식품표시광고법 제8조는 소비자를 속이거나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광고를 엄격히 금지합니다. 재판부는 특히 박 씨가 기획의 모티브로 삼았다는 ‘해리포터’ 속 버터맥주의 실제 사례를 지적했습니다. 전 세계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 테마파크에서 판매되는 해당 음료는 실제 버터를 사용하여 제조됩니다. 즉, ‘버터맥주’라는 명칭은 이미 시장에서 특정 성분의 함유를 전제로 하는 구체적인 상품명으로 기능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더욱이 제품 전면에 프랑스어로 버터를 뜻하는 ‘뵈르(BEURRE)’를 크게 배치하고, SNS 광고 등에서 ‘버터 비어’라는 명칭을 반복적으로 노출한 행위는 소비자로 하여금 실제 성분을 기대하게 만드는 ‘고의적 유도’로 해석되었습니다. 합성 향료만을 사용하여 특정 맛을 낸 경우 반드시 제품명 옆에 ‘향’이라는 글자를 병기해야 한다는 규정을 무시한 것은, 단순히 마케팅적 수사를 넘어 법적 의무를 회피한 행위로 평가받았습니다.

2. 제조사와 기획사의 관계, 그리고 시장의 형평성

이번 사건에서 주목할 또 다른 지점은 맥주를 생산한 제조사인 부루구루와 이를 기획·판매한 박 씨의 버추어컴퍼니 사이의 역학 관계입니다. 제조사 역시 이번 사건에서 식약처로부터 공동 피고발인으로 지목되었습니다. 이는 기획자 개인의 일탈을 넘어 제조와 유통 전 과정에서 법적 검토가 미흡했음을 시사합니다.

식품업계의 선례를 보면 이 사건의 무게감은 더욱 선명해집니다. 수많은 유제품과 음료 업체들은 법령에 따라 ‘바나나 우유’라는 명칭을 ‘바나나맛 우유’로 수정하고, 원재료 함량에 따라 제품명을 변경하는 과정을 거쳐왔습니다. 최근 오트 음료들이 ‘밀크’라는 명칭을 포기하고 ‘음료’로 표기를 정정하며 마케팅 전략을 전면 수정한 사례 역시 이러한 법적 형평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었습니다.

박용인의 버터맥주가 거둔 막대한 수익 뒤에는, 이러한 법적 기준을 정직하게 지키며 경쟁해온 다른 업체들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검찰이 징역 1년을 구형한 배경에는 단순히 제품의 이름 하나가 잘못된 것을 넘어, 공정한 거래 질서를 무너뜨린 행위에 대한 엄중한 문책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 검찰 구형 및 법적 쟁점 분석

3. 재판부를 질타하게 만든 ‘사후 대응’의 모순

이번 항소심에서도 쟁점이 된 것은 박용인 씨의 기소 이후 행보였습니다. 1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박 씨의 태도를 두고 “매우 불량하다”고 이례적으로 강력하게 표현했습니다. 그 발단은 2024년 1월, 박 씨가 대중에 발표한 입장문이었습니다. 당시 그는 논란을 해소하겠다며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이후 생산된 모든 제품에 버터를 첨가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는 곧바로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실제 맥주 성분에는 변화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여론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사실관계가 왜곡된 해명을 내놓은 것입니다. 이에 대해 박 씨 측은 “맥주가 아닌 아이스크림 등 다른 카테고리의 제품을 뜻한 것”이라고 항변했으나, 이미 재판 과정에서 형성된 불신의 벽을 넘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유명 연예인으로서 가지는 전파력을 반성이 아닌 회피와 여론 호도의 수단으로 사용했다는 점은 사법부가 그에게 무거운 책임을 묻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4. 아티스트의 유명세와 비즈니스의 윤리적 책임

박용인 씨는 아티스트로서 쌓아온 세련된 이미지를 제품에 이식하여 단기간에 유통 시장의 블루칩으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그가 간과한 것은 유명세라는 자본 뒤에 따르는 무거운 책임감이었습니다. 팬덤을 기반으로 한 셀러브리티 브랜드일수록 소비자의 신뢰는 곧 생존과 직결되는 자산입니다. ‘프리미엄’이라는 가치를 팔면서 정작 제품의 가장 기본이 되는 ‘정직한 성분 표기’를 외면한 결과는 결국 법정에서의 실형 구형이라는 비극으로 이어졌습니다.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는 그의 말은 일견 타당해 보일 수 있으나, 그것이 실제 성분을 오인하게 하여 경제적 이익을 취하는 수단으로 변질될 때 법은 더 이상 침묵하지 않습니다. 이번 사건은 대한민국 식품 마케팅 시장에 아주 선명하고도 아픈 교훈을 남기고 있습니다. 화려한 수식어와 디자인으로 본질을 가릴 수 있다고 믿었던 오만함이 어떤 결말을 맞는지, 2026년의 법정은 가장 냉정한 방식으로 우리 사회에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오는 6월 26일로 예정된 항소심 선고 결과는 향후 셀러브리티를 앞세운 수많은 브랜드 마케팅에 중대한 지침이 될 것입니다. 브랜드의 유통기한은 유능한 마케터가 결정할지 몰라도, 그 브랜드의 진정한 생명력은 제품 뒷면의 작은 글씨, 즉 ‘정직’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박용인과 버터맥주 사태는 증명하고 있습니다.